-
가을날의 노을을 무시하면 안 되는 이유;; (/w E-m1mk2)
어영부영이라는 단어도 너무 식상하다. 하여간 또 올해도 벌써 4/4분기, 이제는 확실히 ‘가을’이라고 할 만한 계절인데, 해마다 이 시기쯤 되면 연례행사처럼 ‘대체 뭘 했다고…’ 하는 반성인지 후회인지 고해성사인지 모를 그런 생각이 머리 꼭대기에 들어앉는다. 실체화된 무기력이다. 시간은 가역성은 없고 가연성은 있다. 잘못하면 인생도 정신건강도 홀랑 다 태워버리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평생 나이 생각 안 하고 살 줄 알았던 시절도 있었는데,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안 나오는 나이(주: 최근 은행권 50년 만기 주담대가 가계대출 급증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만 34세 이하’로 연령 제한이 걸리기 시작했다)가 되면서, 그러니까 어디 가서 ‘청년’이니 ‘요즘 세대’니 하는 말에 낄 수 없게 되면서 나이를 의식하는 경우가 늘었다. 사실 당연한 일이다. 어떤 서로 다른 정체성들의 경계선에 걸쳐 있으면 의식을 안…
-
반복되는 것, 반복되지 않는 것. @하늘공원.
해가 뜨는 것은 보기 어렵다. 해가 뜨기도 전에 일어나는 것이 어렵기도 하지만(다만 요즘은 밤잠을 자주 설쳐서 눈을 뜨는 것 자체는 어렵지는 않다), 일출 시점의 날씨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래서 그런가, 1만일 넘게 살았고 1만 번이 넘는 일출이 있었지만, 눈으로 직접 일출 광경을 본 것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해가 지는 것을 보는 것은 그보다는 쉽다. 낮 동안에 보는 게 있으니 날씨가 어떨지도 대충 가늠이 되고. 물론 해 질 녘에 사무실에 앉아 있느라 못 보는 경우가 있겠지만, 평일에 지는 해는 주말에도 진다. 날씨만 좋으면야 오후 늦게 싸드락싸드락 산책 나가서 서쪽 하늘을 바라보면 된다. 해가 지평선 위로 낮게, 머리카락에 거의 닿게, 조금만 뛰면 정수리를 꿍, 하고 찧을 것 같은(주: 장기하와 얼굴들의…
-
생명의 전화, 노을, 마포대교.
장소의 이름이 어떤 의미를 내포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한국 정부’라고 안 하고 ‘청와대’라고 한다거나, ‘정치계 소식’을 ‘여의도 소식’이라고 한다거나. 마포대교는 불행히도 ‘자살’과 관련이 깊다. 네이버에서 ‘마포대교’를 검색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연관검색어가 ‘마포대교 자살’이다. 사람이 빠져 죽으려면야 어떤 다리에서든 가능하겠지만, 굳이 그게 마포대교여야 할 이유는 뭐였을까. 풍문에는 증권가가 즐비한 동여의도에 닿아있는 탓에 투자에 실패한 이들이 자주 뛰어내리곤 했다 하는데, 그 기원이 어떻든 지금은 ‘그냥 그렇게 굳어져서’ 그렇게 불리는 쪽에 가까울 것 같다. 특히 그런 인식이 퍼진 계기라면 모 유명인의 사망 사건이 언급되지 않을 수 없겠으나, 굳이 떠올리고 싶지는 않다. 길이 약 1400m, 상하행 합해 40m가 넘는 폭을 자랑하는 마포대교는 제1한강교(한강대교), 광진교, 제2한강교(양화대교), 제3한강교(한남대교)에 이어 서울에 다섯 번째로 놓인 한강 다리다. 197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