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수궁 돈덕전과 회화나무를 비스듬한 구도로 촬영한 사진.
    카메라가 찍어준 사진

    파란 가을 하늘 모음 (@서울 경복궁 광화문, 덕수궁 돈덕전)

    한반도에서 매년 가을 쾌청한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이 땅의 정말 몇 안 되는 지리적 축복 중 하나다. 오죽하면 단군도 이 무렵에 터를 잡고 조선 건국을 선언했겠는가 말이다. 기원전 2333년이면 환경오염도 공해도 없던 시절이니 하늘을 딱 봤을 때의 그 감동은 훨씬 컸을 것 아닌가. 만약 황사 때나 장마 때, 혹은 한겨울의 혹한 때였다면 단군은 필경 한반도는 단념하고 다른 매물을 보러 떠났을 것이다. 고궁 산책에 가릴 날이 있겠냐마는, 요즘은 아주 새파랗게 펼쳐진 가을 하늘과 어우러지는 맛이 또 일품이다. 특히 올해는 9월 26일 덕수궁 돈덕전, 10월 15일 광화문 월대 등 새롭게 복원 개방된 부분들이 있어서 더 새롭다. 서울 사는 사람이라면 시나브로 한 바퀴 둘러 산책할 만하다. 덕수궁 대한문도 그랬지만, 경복궁 광화문…

  • 카메라가 찍어준 사진

    유효기간 13년의 ‘제국’을 생각함 @덕수궁

    서울에 남아있는 조선 시대 궁궐을 보면, 이곳이 한 나라의 왕이 기거하던 관저이자 국정이 이뤄지던 중앙 관청 역할을 했던 곳이라기엔 지나치게 작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제일 심한 게 숭정전과 태령전 정도만 덜렁 있는 경희궁인데, 그렇게 된 이유야 물론 일제강점기 때 무자비한 훼손이 이뤄진 탓이다. ‘기구한 운명’이라는 면에서 따지자면 (사실 조선 시대 어느 궁궐이 안 그랬겠냐만은)덕수궁도 물론 만만치 않다. 월산대군의 집터에서 시작해 임진왜란 때 잠시 피난처로 쓰이다가 대한제국 선포 무렵에야 제대로 된 ‘궁궐’로 거듭났지만 1904년에 불이 나서 다 소실되고 재건되었다가 1910년 국권 피탈 이후 여기저기가 뜯어져 나갔다. 대한문은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신세였고, 중화문은 좌우 행각을 잃어버린 채 혼자 덜렁 서 있다. 건물 양식도 중구난방이어서, 어떤 것은 일반적인 조선 궁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