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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은 꿈과 약속, 그리고 개개비 우는 소리 (@ 서울식물원)
지구 전체가 절절 끓는 것 같다. 아닌 게 아니라 요즘 들어 날이면 날마다 ‘역사상 가장 더운 날’ 기록을 경신해가고 있다는데, 정말로 문명의 종말이 머지않았나 하는 무서운 생각마저 든다. 그래, 종말이 온다면 지구 자체의 종말은 아닐 것이다. 숱한 대멸종에도 지구가 멸망하지는 않았다. 굳이 따진다면 우리가 맞이할 건 인류 문명의 종말이겠지. 마치 열대 지역의 스콜처럼, 비가 막 쏟아졌다가 갑자기 햇볕이 쨍하고 들고, 그러다가 갑자기 또 비가 오고. 이렇게 한반도가 찜통이 되어가는 7월이지만, 그럼에도 당장 비관적인 생각을 하지는 않는 이유는 내가 그냥 하루하루 조그만 나날을 살아가는 미미한 존재에 불과하기 때문이겠지. 나는 내 삶을 살아가야 하고, 그것은 지구상 그 누구도 마찬가지일 테니까. 오늘은 오늘의 꿈이 필요하고, 내일의 약속을 기억하는 것이다. 꿈같은 스토리라인을 함께 칠해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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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9. 서울식물원과 뿌연 렌즈들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롱패딩점퍼를 입고 나온 것을 후회했다. 물론 후회를 한들 달리 도리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바깥 기온이 섭씨 영하 오륙 도 정도였으니, 두꺼운 옷을 입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호수며 실개천이며 죄다 꽝꽝 얼어있었으니. 이런 날이었지만, 온실은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특히 열대관은 외투를 벗어도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더웠’다. 서울식물원 온실은 크게 둘로 나뉜다. 하나는 열대관이고, 또 하나는 지중해관이다. 열대관은 여름 날씨에, 지중해관은 가을 날씨에 가깝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갑작스런 기온 변화에 당황한 것은 사람뿐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카메라 렌즈와 안경이 김이 서려서 제 기능을 하질 못했고, 휴대폰 디스플레이에는 물방울이 맺혀서 제대로 터치가 되지 않았다. 온실 안에서 더 뭘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서, 일단 온실에서 나와 건물 이곳저곳을 기웃거려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