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라가 찍어준 사진

    종착역과 낮바다, 여수, 여천, 여수EXPO.

    영등포에서 외대로 통학하던 시절, 구태여 중간에 중앙선 열차로 갈아탔다가 내리곤 했다. 그냥 1호선 타고 쭉 가기만 하면 되는데도 불필요한 환승 두 번을 집어넣은 것이다. 지금 다시 하라면 아마 안 할 테지만, 그땐 그 길이 좋았다. 용산역에서 출발(당시엔 경의선이 중앙선과 연결돼 있지 않았다)하는 기분도 좋았고, 거꾸로 용산역에 종착하는 느낌도 좋았다. 지금은 들을 수 없는 모차르트의 음악이 깔리면서 시작되는 “이번 역은 우리 열차의 마지막 역인 용산, 용산역입니다…” 하는 안내방송도. 반드시 내려야만 하는 수고로움도 하나의 매력이었다. 종착역과 시발역은 특별하다. 더 많이 불리고, 더 깊이 기억에 박힌다. 전라선의 끝, 또는 시작, 여수에 그래서 더 애착이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전라선 철도의 시종점인 동시에, 내게는 내가 기억하는 과거의 첫 번째 장이기도 하다. 여름휴가 기간에 여수로 짧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