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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저어한 마음에 @인천 정서진
그러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어쩌다 보니 연휴에 붙여 휴가를 하루 쓰게 됐다. 늘 그랬듯이, 무슨 계획이 있었던 것은 물론 아니다. 2주 동안의 주 4일제 베타테스트로 주간 노동시간이 상당히 줄어들었지만 그런데도 해소되지 않은 거대하고 무거운 피로 때문에, 그저 하루쯤 더 쉬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10월 12일이었다. 센서에 먼지가 붙어서 조리개 조여 사진 찍을 때마다 신경이 쓰이던 똑딱이 카메라를 수리센터에 맡기고, 그대로 공항철도를 탔다. 목적지는 인천 정서진. ‘검암행’의 마수에 걸려 한 번 내렸다 탄 뒤 청라국제도시역에서 내렸다. 역사를 나오자마자 꽤 강한 바람이 피부에 닿는다. 시월치고는 기온이 높은 편이었고 햇볕도 따가웠지만 바람만큼은 묘하게 쌀쌀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분 탓이었을지도 모른다. 정서진은 청라국제도시역에서 내려 44번 버스를 타면 찾아갈 수 있다. 하지만 이 버스가 배차간격이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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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도 털갈이를 한다. @인천 정서진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는 문화는 언제 생긴 걸까? 뉴스검색으로 찾을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기사는 1990년 매일경제신문 보도인데, 문맥으로 보면 이미 이 시점에도 하나의 관습으로 자리 잡은 상태였던 것 같다. 새우깡이 1971년에 세상에 나왔으니까 그 이후이긴 할 것 같은데, ‘사람도 굶는 마당에 갈매기한테 귀한 과자를 준다’는 식으로 일침을 놓는 기사가 보이지 않는 걸 보면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기 시작한 건 아마 한참 뒤였을 것 같다. 사람들이 하도 갈매기만 보면 새우깡을 건네다 보니까 ‘그래도 되는가’에 대한 논쟁도 끊이지 않는다. 국제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전문가 사이에서도 “갈매기의 야생성을 해친다”는 의견과 “큰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는 의견이 대립하는 모양이다. 어선이 그물을 걷어 올릴 때마다 온갖 바닷새가 몰려드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보면 그럴 듯도 하다가도, 또 야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