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라가 찍어준 사진

    유효기간 13년의 ‘제국’을 생각함 @덕수궁

    서울에 남아있는 조선 시대 궁궐을 보면, 이곳이 한 나라의 왕이 기거하던 관저이자 국정이 이뤄지던 중앙 관청 역할을 했던 곳이라기엔 지나치게 작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제일 심한 게 숭정전과 태령전 정도만 덜렁 있는 경희궁인데, 그렇게 된 이유야 물론 일제강점기 때 무자비한 훼손이 이뤄진 탓이다. ‘기구한 운명’이라는 면에서 따지자면 (사실 조선 시대 어느 궁궐이 안 그랬겠냐만은)덕수궁도 물론 만만치 않다. 월산대군의 집터에서 시작해 임진왜란 때 잠시 피난처로 쓰이다가 대한제국 선포 무렵에야 제대로 된 ‘궁궐’로 거듭났지만 1904년에 불이 나서 다 소실되고 재건되었다가 1910년 국권 피탈 이후 여기저기가 뜯어져 나갔다. 대한문은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신세였고, 중화문은 좌우 행각을 잃어버린 채 혼자 덜렁 서 있다. 건물 양식도 중구난방이어서, 어떤 것은 일반적인 조선 궁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