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냥 하는 소리,  카메라가 찍어준 사진

    3월, 겨울의 어제, 봄의 내일, 그리고 제자리 찾기

    단풍이 다 떨어질 때도, 찬바람이 불어 ‘아, 내일은 꼭 롱패딩을 입어야겠다’ 생각할 때도, 달력 날짜가 12월로 넘어갈 때도 사실 ‘겨울이 왔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늦가을? 늦늦가을? 후기 가을? 뭐지? 그런 느낌. 아니, 그렇다고 ‘겨울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고, 그냥 날이 지나가는 것에 대한 감각이 없어서 생각 자체가 없었다는 얘기다. 세월 감각이 뭔가 문제를 일으킨 걸까? 이를테면 한 십여 년 전만 해도 크리스마스! 하면 뭔가 형용하기 어려운 들뜬 마음이 가슴속으로 확 치고 들어오곤 했다. 그 ‘기분’이 아니라 ‘그런 기억이 있다는 사실’이 기억난다. 그냥 ‘어제와 별반 다를 게 없는 하루’가 쭉 반복되고, 그냥 추우니까 보일러 때고, 날짜 쓸 때 버릇처럼 2021 쓰다가 뒤늦게 1에 2를 덧씌우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니까 롱패딩 입고, 한…

  • 도시탐조,  카메라가 찍어준 사진

    [도시탐조] 새를 보려거든 새길보단 샛길로 @서울 봉산

    지난 번 공원 탐조 나들이 때 쇠딱따구리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한 게 아무래도 아쉬워서, 가까운 공원이나 야산 중에서 딱따구리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마침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에 ‘봉산’이라고 하는 야트막한 산이 하나 있길래 한 번 찾아가 보기로 했다. 그땐 몰랐다. 내 체력이 고작 그만큼의 산행(이라고 하기에는 좀 민망한 무언가)도 견뎌내지 못할 정도로 저질이라는 사실을. 이번 여정에는 새로 산 올림푸스 MC-20 2배 망원 컨버터를 대동했다. 40-150 pro 렌즈나 300 pro 렌즈의 뒤에 장착해 초점거리를 두 배로 연장할 수 있는 장치다. 조리갯값도 두 배가 된다는 것이 흠이긴 한데, 마스터 렌즈인 40-150 pro 렌즈가 150mm(135판 환산 300mm 상당)에서 F/2.8을 유지하기 때문에 아주 부담스럽지는 않다. 135판 환산 600mm 상당 화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