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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된 오래, 유효기간은 n년 /w 소니 QX10
청계천에 백로가 산다. 점심때면 쇠백로 한 마리와 왜가리 한 마리가 물길 시작지점 가까이, 그러니까 소라기둥 있는 광장 바로 아래까지 올라오곤 한다. 물론 매일 그러는 것은 아니겠지만, 일단 찾아가면 매우 높은 확률로 만날 수 있다. 청계천에 사는 큰 새들은 왠지 사람 시선을 즐기는 듯하다. 거의 손 뻗으면 닿을 만한 거리까지 접근해서는 나 좀 보라는 듯 서서 깃털을 다듬다가, 물살이 사냥 시범을 보이다가, 물가를 따라 걷다가, 뭐 항상 이런 식이다. 사람 많은 곳에서 나고 자라서 사람이 별로 낯설지 않은 걸까? 그러고 보면 이 새들이 나고 자라는 동안 해코지하는 사람이 없었던 모양이다, 이렇게 스스럼없이 다가와 노는 걸 보면. 잃어버렸던 인류애를 의외의 곳에서 재발견한다. 멋지고 귀여운 새를 보면 사진으로 그 모습을 기록해두고 싶은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