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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자, 양곤, 평택항, 물류센터, 강남역 10번 출구, 금남로에 평화를

    각자 힘의 차이 엄존… 섣불리 대등하게 다루면 위험 ‘충돌’ ‘전쟁’ ‘싸움’ 등 명명, 피해자에게 짐 지우는 일 19일은 부처님오신날… 세계 곳곳 평화와 안녕 기원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소인도 동감이오. – 메이링 치올(로드 오브 히어로즈) 취재와 보도를 하면서 균형을 잡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야 다들 아는 얘기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아, 솔직히 이건 좀 너무했다’ 싶을 때가 종종, 아니 자주 있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A가 B를 한 대 때리고, B는 A를 다섯 대 때렸다. 이것을 ‘둘 다 때린 것은 똑같다’면서 똑같이 취급할 수 있을까? 사실관계를 따지자면야 이건 좀 명쾌한 편이다. 누가 봐도 한 대 때린 것보다 다섯 대 때린 것이 더 큰 잘못이니까. 이 ‘사실관계’에 드러나지 않는 사실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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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정심 찾기: 일상은 조금 단조로울 필요도 있다

    금요일 출근 땐 폭우 퇴근 땐 황사였는데 갑자기 좋아진 날씨에 그저 ‘어안이벙벙’ 이런 날 며칠이나 되겠나 싶어 디딘 걸음 고작 생각해낸 곳이 불광천에 마포대교 오늘도 내일도 똑같은 365분의 1년일 뿐 일관성도 꾸준함도 없이 요행만 바라나   날씨가, 좋아지든지 나빠지든지 그냥 좀 적당히 평이하게 진행되면 좋을 텐데, 아무래도 이 기후위기의 시대에 그런 것을 기대하는 건 무리일까. 그러니까, 한 주 전 금요일인 지난 7일엔 출근길에 폭우가 쏟아졌다. 아침에 나올 땐 그냥 좀 흐리기만 하겠거니 싶어서 우산 없이 출근했다가, 버스정류장에서 회사 건물까지 걸어가는 그 짧은 시간, 빗줄기에 풍덩 빠져버렸다. 횡단보도 신호가 뭐 그리 긴지. 도무지 손바닥으로 정수리를 가린다고 뭐가 될 게 아닌 상황에서 마침 어느 지나가던 분이 우산을 드리워주셔서 잠깐 숨을 돌릴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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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중순, 새해는 이제 시작이다 @서울 응봉산

    신년호, 그러니까 1월 1일 자 신문에 빠짐없이 들어가는 게 새해 지지에 해당하는 동물과 그 동물에 얽힌 이야기들이다. 올해는 신축년이고 ‘축’에 해당하는 동물은 소니까 자연 소에 관한 기사가 비중있게 다뤄졌다. 소라는 동물이 어떤 동물인가 설명하는 기사부터 해서 특별한 소 이야기, 소와 관련된 지명, 소띠 운세, 소띠 사람들의 새해 각오, 뭐 이런 것들. 천간지지는 음력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실제 신축년이 온 것은 음력 1월 1일, 양력으로 2월 12일이었다. 그러니 신년호 기획기사들은 엄밀히는 지나치게 이른 기사다. 소 관련 기획기사들은 신년호 특집이 아니라 설 특집으로 들어갔어야 적확한 것이 된다. 물론 이것은 딱히 중요하지 않다. 한 해의 정의와 해가 바뀌는 기점은 어떤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정한 약속에 따른 것이고, 그 약속도 시대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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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랐던 너를 봤다, 까치야 @서울 일원

    대학생 때, 과제를 할부로 하는 습관이 있었다. 제출해야 하는 날까지 하루에 해야 할 양을 계산해서 매일 조금씩 해나가는 것이다. 영어 원서를 읽고 번역해야 한다면 하루에 몇 페이지씩, 무슨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어야 한다면 하루에 슬라이드 몇 개, 디자인과 스크립트 넣는 시간은 별도, 뭐 이런 식이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 시절, 나를 천천히 피할 수 없는 마감으로 인도하는 멈출 수 없는 시간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것이었다. 사실 그래봤자 학부생 수준. 아무리 까다로운 과제라고 해도 그 양이 일정 수준으로 정해져 있고, 규모도 지금 생각해보면 딱히 별것 아니었다. 그땐 힘들다며 앓는 소리를 했지만, 어떤 틀을 그려놓고 투입해야 할 노력의 총량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이점이었는지. ‘할부로 과제하기’를 가능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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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화는 두려움에서 시작된다. 아마도. @서울 선유도

    ‘심판의 날’이 곧 찾아온다면, 그 전조는 아마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서울 선유도에 들렀다. 대체 한강 물이 어떻게 된 건지 확인하고 싶었다. 평소엔 고여있는 것처럼 보이던 것이, 이날은 세차게 흐르고 있었다. 강폭은 한참 넓어졌다. 둔치를 전부 집어삼킨 탓이다. 한강공원의 나무들은 머리만 물 위로 겨우 내놓고 있었다. 중부권에서 빗발이 약해져 물이 조금 빠졌다는 상태가 이 정도였다. 한강도 하상계수가 큰 강이니 둔치쯤은 물이 불면 잠길 수 있는 지대라고 쳐도, 강변의 주요 도로가 통제와 통행 재개를 반복하는 것이 ‘정상적’인 상황은 아닐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7월 17일부터 8월 11일까지 서울에 비가 내리지 않은 날이 하루도 없었다. 12일이 되어서야 겨우 파란 하늘 한 조각을 봤다. 다른 지역이야 더 심하면 심했지 결코 덜하지 않았다.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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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트어답터의 E-m1mk2 첫인상. /w 조카

    저도 지금쯤은 조카 한둘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말이에요. – 루실리카 레보스카야 하루하루 정신없이 보내다 보면, 어느새 한 달이 지나고 한 해가 지나고 나이도 더 먹고 그러곤 한다. 내 생각에는 내가 벌써 이 정도 나이를 먹는 것은 아무래도 시기상조인 것 같고 내적으로 합의가 된 것 같지도 않은데, ‘우리를 피할 수 없는 죽음으로 서서히 인도하는 거부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의 일방통행, 날치기, 독주는 그칠 줄을 모른다. 내가 어디서 뭘 어떻게 하든 지구의 시간은 (거의) 일정한 속도로 흐를 것이고, 그것은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의 생애가 참 짧고 별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대충 서른을 넘어설 무렵이었다. 나는 뭐 하루하루 정신없이 ‘오늘’을 ‘버텨내는 것’에 전력을 다하느라 다른 데 신경도 쓰지 못하고 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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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제 완료. 연못 한가득, 올해의 연꽃 향기 @전주 덕진공원

    등줄기로 굵은 땀방울이 도로록 굴러 떨어진다. 짙은 구름이 해를 가려서 뜨겁지는 않지만, 이런 날이 더 더울 수도 있다. 직화로 구워지느냐, 수비드로 천천히 익느냐, 그 차이일 뿐이다. 6월 말에 피기 시작하는 연꽃은, 이런 날을 감당할 수 있어야만 볼 수 있다. 그 정도 수고는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연이 뭐 사람에게 보여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전주 덕진공원 연못은 전국적으로도 손꼽는 연꽃 명소다. 약 10만㎡ 연못을 딱 반으로 갈라 한쪽을 연꽃 군락이 뒤덮고 있었는데, 최근에 연화교가 철거되면서 이게 더욱 확산됐다. 지금은 연못의 대부분이 연잎 그늘 아래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연화교가 철거되기 전에 전주시설공단에서 “연꽃의 수는 어림잡아 50만~100만 주”라는 답변을 받았었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다. 물론 사람이 일일이 셀 수 없으니 추정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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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광천 애기오리 관찰기 네 번째. /w 올림푸스 40-150 pro

    서른이 넘어도 ‘새끼’, 환갑이 다 돼도 ‘아가’로 불리는 경우가 있다. 독립 여부와는 관계가 딱히 없는 것 같다. 그냥 자식이면 언제나 ‘새끼’고 ‘아가’인 모부가 있는 것이다. 반려묘는 성묘가 되고 묘르신이 되어도 언제나 ‘와기고영’이다. 내가 키운 모든 것이 ‘내 새끼’고, 시간이 흘러도 그것은 잘 바뀌지 않는다. 물론 마음이 변하는 경우도 있고 애초에 그다지 애정이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건 여기선 논외로 하자. 올해 불광천의 아기오리를 처음 만난 것이 4월 말이었다. 청둥오리의 번식기를 고려하면, 그들은 올해 불광천에서 부화가 가장 빠른 집단이었을 것이다. 주말에나 잠깐씩 체크할 수 있었기 때문에 정확성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5월 초까지 모두 세 개의 집단을 확인했고 각 집단이 주로 지내는 지역과 새끼의 수도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새끼들은 저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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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을 밟고 돌아가자: 제주도 걷기 (2)

    [1편에 이어] 육당 최남선(일본 제국주의 부역자)은 유명한 시 <해(海)에게서 소년(少年)에게>에서 이렇게 썼다. 텨……ㄹ썩, 텨……ㄹ썩, 텩, 쏴……아. 따린다, 부슨다, 문허 바린다. 태산 갓흔 놉흔 뫼, 딥턔 갓흔 바위ㅅ 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 힘 아나냐, 모르나냐, 호통까디 하면서, 따린다, 부슨다, 문허 바린다. 텨……ㄹ썩, 텨……ㄹ썩, 텩, 튜르릉, 콱. 어쩐지 “철썩”보다는 “텨얼썩”이라고 쓰고 읽는 쪽이 파도소리를 더 적확하게 표현하는 것 같다는 느낌은 나만 드는 건 아닐 터다. 아닌가? 나만 하는 생각인가? 짜장면이 자장면보다 맛있을 것 같고 뿌라스틱이 플라스틱보다 단단할 것 같고 바께쓰가 버킷보다 직관적으로 와닿는 느낌을 알겠습니까? 몰라도 할 수 없다. 인간은 좀 겸손할 필요가 있다, 하는 생각을 할 때마다 이 시가 생각난다. 육당이야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지 말라’는 느낌으로 썼겠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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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마음도 털갈이를 한다. @인천 정서진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는 문화는 언제 생긴 걸까? 뉴스검색으로 찾을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기사는 1990년 매일경제신문 보도인데, 문맥으로 보면 이미 이 시점에도 하나의 관습으로 자리 잡은 상태였던 것 같다. 새우깡이 1971년에 세상에 나왔으니까 그 이후이긴 할 것 같은데, ‘사람도 굶는 마당에 갈매기한테 귀한 과자를 준다’는 식으로 일침을 놓는 기사가 보이지 않는 걸 보면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주기 시작한 건 아마 한참 뒤였을 것 같다. 사람들이 하도 갈매기만 보면 새우깡을 건네다 보니까 ‘그래도 되는가’에 대한 논쟁도 끊이지 않는다. 국제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전문가 사이에서도 “갈매기의 야생성을 해친다”는 의견과 “큰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다”는 의견이 대립하는 모양이다. 어선이 그물을 걷어 올릴 때마다 온갖 바닷새가 몰려드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보면 그럴 듯도 하다가도, 또 야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