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가 찍어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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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4.02. 결코 다시 벚꽃

    벚꽃 피는 속도가 무서울 정도다. 아침에 볼 때와 낮에 볼 때와 저녁에 볼 때가 각각 다 다르다. ‘퀵개화 노헛소리’ 수준인데, 이러다가 지는 것까지 퀵으로 가는 것 아닐까 하는 두려움마저 생긴다. 그래선 안 된다. 저녁에 퇴근해서는 소리전당 앞 벚꽃길로 갔다. 밤에 보는 벚꽃은 물론 아름답다. 전에는 전주의 대표적인 벚꽃 명소인 전주동물원이 야간개장을 하고 막 그랬었는데 올해는 소식이 없다. 동물들도 쉬어야 하니까. 밤에는 당연히 감도를 올려 찍어야 하는데, 마이크로 포서드 센서로는 좀 감당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이 정도면 노이즈 패턴이 아주 못생기거나 그런 게 아니라서 그냥 iso 6400까지 막 올려 찍곤 한다. 물론 셔터속도를 확보하지 못해도, 모션블러는 생겨도 핸드블러는 (눈에 띄게는)안 생긴다. 5축 손떨림보정의 힘이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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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31. 벚꽃, 시작

    완연한 하루(春·はる)인데 하루하루가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다. 봄꽃들은 하루가 다르게 피고 진다. 주초만 해도 벚꽃이 핀 데가 거의 없었는데, 자고 일어나면 하나 피고 또 자고 일어나면 둘이 피고 해서 벌써 느낌적인 느낌으론 절반쯤은 핀 것 같다. 전주 삼천변은 다음 주면 절정일 듯. 동물원 벚꽃길도 기대가 많이 된다. 근데 벚꽃은 꽃만 피어있을 때보다 몇 송이 떨어지고 푸른 이파리가 몇 돋아났을 때가 더 예쁜 것 같다. 그러니까 내게 벚꽃파티를 즐길 시간이 아직 좀 더 남아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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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21. 춘분에 눈이라니

    눈이 내렸다. 춘분에. 춘분이라면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때,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하자면 봄의 한복판인데. 생각해보니 아주 이상한 일은 아니다. 몇 년 전엔가는 벚꽃 피기 시작할 무렵에 눈이 내린 걸 본 적도 있었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이제 덥다’ 소리가 막 나왔는데, 오늘은 이거 겨울옷을 입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래도 ‘겨울이 다시 왔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냥 좀 ‘쌀쌀하다’ 싶을 정도? 그래서 역설적으로 봄이 왔음을 또 느낀다. 그래서 그런가, 아침에 ‘눈 맞은 꽃’ 사진을 찍어 보려고 출근길에 허둥지둥 나섰는데 이미 꽃에 앉은 눈은 다 녹고 없었다. 역시 사진을 찍으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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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17. 드론 날리기 좋은 날의 전주

    이번에는 작심하고 드론을 들고 나갔다. 먼저 보고 싶었던 건 전라감영 복원 현장이었는데, 공사장 벽에 투명하게 뚫어놓은 부분을 통해서도 볼 수 있지만 나는 좀 더 보고 싶었다. 어쩐지 무슨 보도자료용 사진처럼 되었다. 올해 안에 선화당을 먼저 복원하고(전라도 천 년 기념식을 여기서 연다고 한다) 내년 말까지 전체 공사를 끝낸다는데, 그 완성된 모습이 기대도 되고 궁금하기도 하고 그렇다. 그 다음엔 풍남문 광장엘 갔다. 날이 따수워져서 그런지 사람이 많이 나와 있었다. 어쩐지 관광 홍보 카탈로그에 나올 것 같은 사진도 찍고 음 이런 모습으로는 처음 보는 것 같다. 이건 전동성당. 드론 촬영의 매력 중 하나가 저 그림자에 있다. 지상의 눈높이에서는 볼 수 없는데, 이걸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색다른 맛이 난다. 자칫 단조로워지기 쉬운 직부감 사진에 입체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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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16. 예쁜 길고양이

    길을 지나는데, 길 옆 화단에서 뭐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뭐지, 하고 발을 멈추고 들여다보는데, 글쎄 흰색과 검은색이 적절히 섞인 고양이 한 마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 몸집은 조금 작은 편이었는데, 다 안 커서 그런 건지 어쩐지는 모르겠다. 하여간 가까이 가니 ‘끼융’ 하는 소리를 내며 이쪽을 쳐다봤다. 여기까지 찍고 주머니를 허겁지겁 뒤졌는데, 이럴수가, 항상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다니던 츄르가 없는 것이다. 생각해보니 겨울에서 봄으로 황급히 넘어오면서 바뀐 겉옷 주머니에 츄르를 깜빡하고 안 넣어뒀다. 하필 길고양이를 만날 때면 츄르가 없고, 츄르가 주머니에 있으면 길고양이가 보이질 않는다. 너무 기막힌 불운이다. 한참 저렇게 있다가 내가 살짝 움직이자 화단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근데 위에서 보면 보이지롱 E-m1의 틸트 디스플레이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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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14. 더운 봄날

    일이 너무 바빠 계절 바뀌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아니 사실 알긴 알았는데, 딱히 겨울이 갔다! 봄이다! 하는 느낌은 못 받았다. 사람이 고되면 외부 세계의 변화에 둔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기온이 올라도 오르든지 말든지… 얼음이 녹아도 녹든지 말든지… 미세먼지가 몰려와도 몰려오든지 말든지… 아니 그건 안 된다.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 하여간 점심 먹고 산책을 좀 하는데, 글쎄 나무마다 꽃눈이 올라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니 매년 이맘때면 꽃 사진, 풀 사진을 찍곤 했던 기억이 난다. 벌써 3월 중순인 것이다. 근데 이게 뭐더라? 매화인가? 그러나 오늘은 봄의 온기가 과했다. 햇볕에 머리와 등이 뜨거웠으니.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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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02. 전주 건산천과 별 거 아닌 일상.

    가물어서 그런지, 건산천에서 좀 뭐라고 표현하기 힘든 더러운 냄새가 물씬 풍겼다. 그런 물에서도 오리들은 잘도 헤엄치며 먹이를 찾던데, 괜찮을까. 잘 모르겠다. 자기들이 더 잘 알 테지. 이쪽에서 드론을 날릴 때는 내를 가로지르는, 보일 듯 말듯한 전선들을 조심해야 한다. 다행히 걸리지는 않았다. 고저의 대비가 확실하다. 저 모래내도 복개돼 있던 걸 뜯어낸 지 얼마 안 되고, 왼쪽의 고층 아파트도 최근에 지어졌다. 해 질 녘에 한 번 더 나갔다. 하늘에서 바라보는 석양이 참 멋진데, 드론으로는 석양 사진을 제대로 담아낼 수가 없어서 아쉽다. 아무래도 센서가 작아서 다이내믹 레인지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노출브라케팅으로 어떻게 해보려고 했지만, 하얗게 뻥 뚫린 걸 무슨 수로 살려… 그건 일단 내 보정 실력 레벨에서는 불가능. 그래도 석양 무렵의 빛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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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2.27. 겨울의 끝자락

    그렇게 춥더니, 봄이 오기는 오나보다. 날도 싹 풀렸고, 얼었던 연못물도 찰랑찰랑 생기가 넘친다. 비둘기들도 신나서 날아다니고 막… 계절이라는 게 이렇게 부지불식간에 지나간다. 이제 미세먼지를 맞을 차례다.

  • 이것저것 장비 열전,  카메라가 찍어준 사진

    DJI 스파크와 파노라마 합성 놀이

    스파크의 카메라 화각이 좁은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이 구도를 보다 보면 아쉬울 때가 생긴다. 특히 짐벌의 가동 범위를 고려해야 해서, 구도가 생각만큼 자유롭게 되지는 또 않는다. DJI GO4 앱에 포함된 ‘Pano’ 기능은 그럴 때 쓰라고 있는 것 같은데, 공 모양(구형) 파노라마를 찍어서 VR 흉내를 내 볼 수도 있고, 화각만 아쉬운 상황이라면 제자리에서 3~9컷을 찍어 합성하는 파노라마 기능을 쓰면 되겠다. 상하좌우 모두를 늘리고 싶으면 9컷 파노라마를 써야 하는데, 9컷을 다 찍을 때까지 제자리에 딱 멈춰 있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바람이라도 좀 불면 실패하는 것이다. 그래도 46컷이나 찍어야 하는 구형 파노라마보다는 낫긴 한데… 파노라마 합성에 필요한 사진을 모두 찍은 뒤에 DJI GO4 앱에서 갤러리에 들어가 해당 사진을 누르면 자동 합성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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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2.16. 남원 서도역.

    남원 옛 서도역은 소설 <혼불>의 공간적 배경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너무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예 흉가처럼 너저분하게 방치돼 있지도 않은, 묘한 매력이 있다. 저 건물이 지금 모습으로 단장되기 전에, 그러니까 평범한 옛날 시골역사 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 적에 가본 적이 있는데, 어떤 ‘맛’이라고 한다면 그때 느낌이 더 좋았던 것 같기도. 여름~가을에는 배롱나무꽃, 코스모스가 연달아 피고 이어 노란 은행잎이 땅을 덮는다. 만약 흰 눈이 가득 쌓였을 때 왔다면 어땠을까? 철길을 그대로 보존하지 않고 틀어서 순환형 레일바이크 코스를 만든 건 좀 아쉽다. 레일바이크가 성업 중이었다면 아쉬움이 덜했을지도 모르겠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