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한 번 안 보고 여름을 보낼 순 없어서 @양평 세미원

연꽃 한 번 안 보고 여름을 보낼 순 없어서 @양평 세미원

취재 부서에 있을 때 제일 힘들었던 게 매일 메모(발제)를 올리는 것이었다. 대충 밑그림은 그려 놓아야 내가 뭘 취재하겠다 계획을 올릴 수 있는데, 천성이 게을러서 계획성도 없고 초짜라서(그런데 연차 쌓인 지금도 딱히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식견도 얕은 내가 딱딱 잘 맞춰서 참신한 아이템을 내놓을 수 있을 리가 만무했던 것이다. 그런 고민을 조금 덜어내는 ‘쌥쌥이’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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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를 빙자한 입덕기, 혹은 입덕기를 빙자한 여행기 @수원 화성

여행기를 빙자한 입덕기, 혹은 입덕기를 빙자한 여행기 @수원 화성

아이돌 팬 사이에 ‘생일카페’라는 문화가 있다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사실 실제로 가본 적은 없었다. 애초에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행사를 찾아간 적이 거의 없는데, 그건 아마도 내 타고난 귀차니즘과 그다지 좋지 않은 체력, 체력보다 조금 더 안 좋은 정신건강 때문이었을 것이다. 오프라인 행사에는 ‘진짜’들이 모일 텐데 내 어중간한 덕심으로 그들 사이에 있을 수 있을까, 그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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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 언 연못 물과 빵빵 찐 동물 털 @창덕궁 후원&창경궁

꽁꽁 언 연못 물과 빵빵 찐 동물 털 @창덕궁 후원&창경궁

‘누가 봐도 좋은 기회’는 이미 누가 봤기 때문에 더는 ‘좋은 기회’가 아니다. ‘나만 아는 좋은 것’은 웬만해선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 아주 호불호가 갈리는 게 아닌 이상(예를 들면 내가 매우 좋아하는 파인애플피자) 대체로 내게 좋은 것이 남에게도 좋고, 남에게 좋은 것이 내게도 좋기 때문이다. 이런 명제는 장소에도 곧잘 적용되는데, ‘명소’가 괜히 명소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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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3. 새해, 길지는 않았던 연휴를 보내고

2023.01.23. 새해, 길지는 않았던 연휴를 보내고

남들보다 하루 먼저 연휴에 돌입했다. 덕분에 임인년의 마지막을 약간 여유 있게 보낼 수 있었는데, 일상 복귀도 역시 남들보다 하루 빠른 탓에 새해의 출발은 다소 허둥지둥이다. 어라, 생각해 보니 딱히 그런 것도 아니다. 명절 연휴 대체공휴일이 생긴 지가 몇 년 안 됐으니(2013년 11월에 도입), 주말이 겹쳐도 딱 3일 정해진 날짜만 쉬고 끝나던 기억을 끄집어내면 그렇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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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했다고 또 연말연시(올해의 사진 15선)

뭘 했다고 또 연말연시(올해의 사진 15선)

그러게, 또 연말이다. 분명 며칠 전에 연초였던 것 같은데, 눈 떠보니 12월 마지막 날인 것이다. 내 시간은 점점 빨리 지나가는데 나는 점점 더 기력이 없어지니, 하루하루의 밀도가 잡을 수 없이 희박해져 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돼 가는데도 올해 또한 여행 한 번 즐긴 게 없고, 직장을 옮긴 것 정도를 제외하면 기억에 남는 무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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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의 솔, 일요일의 시 @서울 창경궁

금요일의 솔, 일요일의 시 @서울 창경궁

직장을 옮기면서 생활 패턴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금요일 휴무와 일요일 출근. 고정된 것은 아니고, 2주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쉬고, 2주는 금요일과 토요일에 쉬는 식으로 돌아간다. 금토 휴무는 첫 직장에서도 그랬으니 처음 겪는 건 아닌데, 월~금 근무와 일~목 근무가 혼합된 형태는 처음이다. 그렇지만 뭐, 곧 익숙해질 것이다. ‘남들 일할 때 일하고 남들 쉴 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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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우리 연이 닿는 데까지 @시흥 연꽃테마파크

7월, 우리 연이 닿는 데까지 @시흥 연꽃테마파크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랬다. 사실 이육사가 언급한 7월은 음력 7월로, 양력으로는 8월이라고 한다. 양력 7월에는 청포도가 익지 않는다고. 기후가 바뀐 탓인지 품종이 바뀐 탓인지 아니면 시설재배의 영향인 건지 그것도 아니면 저온 저장 기술이 발달해서 그런 건지 요즘은 양력 7월에도 청포도를 마음껏 먹을 수 있으니 잘 와닿지는 않는다. 샤인머스캣은 맛있다. 내게 7월은 연꽃이 피는 계절이다. 연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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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네 해, 네 번째 퇴사, 그리고 어영부영 다섯 번째 직장

서울, 네 해, 네 번째 퇴사, 그리고 어영부영 다섯 번째 직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가격리하던 그 일주일 동안 가장 유용했던 애플리케이션(앱)을 꼽으라면 ‘캔디크러시 소다’가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들어가지 않을까. 오래 전에 하다가 지겨워져서 접었었는데, 최근 다시 시작해 한 달여 동안 벌써 수백 개의 레벨을 깼다. 심심한데 딱히 할 것은 없고, 그런데 시간은 남아돌고, 그렇다고 무슨 공부를 한다거나 할 만한 기운은 없는, 그런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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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봄꽃을 즐겨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으로 @서울 이곳저곳

올해의 봄꽃을 즐겨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으로 @서울 이곳저곳

아무튼 또 봄꽃들이 피어났다. 어릴 땐 대체 벚꽃놀이를 왜 가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었는데(모부 손에 이끌려 벚꽃놀이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이제는 안다. 이 계절이 선사하는 화려함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시간은 비가역적이고, 나는 오늘도 시시각각 죽음에 가까워져가고 있으며, 그러므로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는 것은 나에 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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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끝, 순리는 불편하고 상식은 어렵구나 @서울 불광천, 신사근린공원

3월의 끝, 순리는 불편하고 상식은 어렵구나 @서울 불광천, 신사근린공원

순리대로. 상식적으로. 이런 말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여겨지지만, ‘순리’와 ‘상식’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해방둥이 세대와 Z세대의 순리가 같기 어렵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다주택 소유자의 상식과 무주택 떠돌이 세입자의 상식이 같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한 시대의 ‘보편’적인 순리와 상식은 존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국가가 어떤 중대사를 진행할 때에는 민주적인 절차를 밟아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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